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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객들 늦은 여름, 뉴저지 교외의 외딴 길을 따라 뒷짐을 진 두 사람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 위로는 나뭇잎이 무성히 우거져 하늘을 가렸다. 웅장한 옛 건물들이 길 뒤쪽 먼 곳에 서 있고, 길 한쪽으로는 느릅나무들 너머 바로 푸른 잔디가 양탄자처럼 굽이치는 골프장이 펼쳐져 있는데,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마치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듯했다. 이런 풍경의 교외 지역에는 흔히 도시로 통근하는 풍족한 사람들이 거주하며 컨트리클럽들이 들어차 있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이곳은 그와 같은 교외 지역이 아니다. 뉴저지의 프린스턴에 있는 이곳은 세계 일류의 대학 가운데 하나가 자리 잡고 있으며 언뜻 생각하기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두 사람이 그들 거주지의 조용한 뒷길을 거닐고 있는 이 시기에 프린스턴의 주민들은 히틀러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온 수많은 고급 인력들 때문에 더욱 세계화되었다. 미국의 어떤 교육자는 “히틀러가 나무를 흔들고 나는 사과를 줍는다”라고 말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탐스러운 몇몇 사과들은 지구의 한 좁은 구석에 지나지 않는 이곳으로 굴러 들어오게 되었다. 따라서 한적하게 거닐고 있는 두 사람이 독일어로 이야기하는 것도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둘 가운데 말쑥한 하얀 면 옷에 잘 어울리는 펠트제 중절모를 쓴 사람은 아직 30대이며, 헐렁한 바지를 옛 스타일의 멜빵으로 붙들어 매서 입은 사람은 70대를 바라보는 나이였다. 많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마치 동료처럼 굴었지만 나이 든 사람의 곱게 늙은 얼굴은 가끔씩 그 어떤 놀라움 때문에 주름 잡혔고 머리를 하릴없이 흔들면서 젊은 친구가 방금 뭔가 아주 기가 막히는 말을 했다는 뜻을 나타냈다. 나뭇잎이 우거진 길에서 두 사람이 걷는 방향과 반대쪽 끝에는 고등과학원으로 쓰이는 붉은 벽돌로 된 조지왕조풍의 멋들어진 새 건물이 광활한 잔디밭 위에 자리 잡고 있다. 고등과학원은 지난 10여 년 동안 프린스턴대학교의 고딕풍 수학과 건물 일부를 빌려 써 왔다. 하지만 유럽에서 고급두뇌들이 흘러 들어오면서 명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대학교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의 독자적인 넒은 공간으로 옮겨 왔다. 여기에는 연못과 작은 숲이 있고, 오솔길들이 종횡으로 교차하여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돌 수 있었다.(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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