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인만의 동료이며 이 강의록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매튜 샌즈는 1961년 파인만을 찾아가서 물리학 개론을 가르치도록 설득하기 위해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봐, 자네는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인생의 40년을 바치지 않았나. 이제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정리해서 다음 세대의 과학자들에게 건네줄 기회가 생긴 걸세.”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는 전 세계에서 물리학을 배우는 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었습니다. 매 강의마다 파인만은 깔끔한 논리 전개와 깊은 통찰력을 통해 그 분야의 대가만이 풀어낼 수 있는 경지를 유감없이 보여 줍니다. 그중에서도 3권에 수록된 양자역학 부분은 더욱 특별한데, 당시 대학원 과정에서만 나오던 주제를 학부생을 위한 개론 수업에서 가르친 첫 시도였을 뿐 아니라 물리학 중에서도 양자(전기)역학이 그의 전공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의 양자역학 강의는 보통 슈뢰딩거 방정식을 배운 후에 몇 가지 간단한 경우의 해를 구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그 과정에서 계산방법만 배운 채 결과가 갖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이 책에서 파인만은 반대 순서로 논리를 펼칩니다. 초반부 강의는 미시세계의 특이한 행동방식을 잘 보여 주는 슬릿 실험 장치를 여러 번 활용하여 양자역학을 먼저 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히 이끌어 줍니다. 입자가 가능한 모든 경로를 거쳐 갈 경우를 더해야 한다는 경로합의 아이디어(이는 파인만이 양자전기역학(QED)에 공헌한 주요 업적이기도 합니다)를 통해 여러 중요한 특징을 설명한 다음, 중반부에 가서야 슈뢰딩거 방정식을 보여 주고 그 의미를 탐색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반도체와 트랜지스터, 초전도 현상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예를 통해 양자역학의 응용방식을 살펴봅니다. 난해한 개념을 핵심만 간추려서 자연에 존재하는 풍부한 사례에 적용하는 파인만의 능수능란한 안내를 따라 긴 강의를 함께하면서 여러분도 지난 몇십 년간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경이로운 마법을 체험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양자역학이 결코 물리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며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영역에 존재하는 학문임을 깨달으셨을 겁니다. 지금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에서는 학생들에게 양자역학을 필수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는 고전적인 결정론을 송두리째 버려야 했던 20세기 초의 철학적 혼란을 이해하고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사고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지성인의 사상에 중요한 토대가 된다고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은 징검다리에 놓인 돌 하나와 같습니다. 누군가가 놓은 돌을 밟고 올라서서 그다음 돌을 이어 놓는 것이 곧 학문이 발전하는 과정이니 말입니다. 그렇기에 외국의 명저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소개하는 일은 더 많은 이들이 더 많은 돌을 놓기 위한 초석이자, 책임감을 갖고 정성을 들여 임해야 하는 막중한 작업입니다. 역자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부족한 점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다만 파인만과 한국의 독자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과정에서 원저자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파인만의 양자물리 강의록이 출간된 지 40년이 지나서야 한국 독자들에게 우리말로 전달된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안타깝지만, 전문 과학서에 목마른 많은 이들에게 한 줄기 단비가 되어 더 큰 열매를 맺기를 기대해 봅니다. |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23번지 혜성빌딩 402호 TEL (02) 568-6111 FAX (02) 568-6118
Copyright (C) 1998-2012 Seung San Publishers Ltd.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