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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히말라야 고지대의 인도-중국 국경 근처에서 라마스와미 발라수브라마니안(Ramaswamy Balasubramanian)은 쌍안경을 통해 티베트에 주둔 중인 중국 민중해방군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물론 민중해방군도 망원경으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인도와 중국이 국경 문제로 외교적 마찰을 빚다가 1962년에 서로 포격을 주고받은 후로, 이곳은 단 하루도 긴장이 풀릴 날이 없었다. 적으로부터 감시 당하고 있음을 눈치 챈 민중해방군은 『모택동의 어록(Quotations from Chairman Mao, 흔히 '모택동의 붉은 책'으로 알려져 있음)』의 복사본을 잔뜩 실은 비행기를 상공에 띄워 인도군에게 무차별로 살포하였다. 발라수브라마니안은 난리통에 어쩔 수 없이 징집되긴 했지만, 전선에서도 틈틈이 짬을 내 물리학을 공부했을 정도로 열렬한 학구파였다. 어느 날, 민중해방군의 치졸한 전술에 염증을 느낀 그는 감시용 탑에 올라가 그에 적절한 응답을 보여 주기로 결심했다. 잠시 후, '모택동 어록 살포용' 비행기가 또 한차례 다가오자 그를 비롯한 인도병사들은 일제히 '빨간 책'을 높이 쳐들고 비행기를 향해 신나게 흔들었다. 그 책은 『모택동의 어록』이 아니라, 바로 그 유명한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1,2,3권이었다! 어느 날 나는 발라수브라마니안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사실 그 편지는 파인만 교수에게 감명을 받았던 사람들이 지난 몇 년 동안 내게 보내온 수백 통의 편지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지만, 막상 봉투를 열어 보니 매우 의미심장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파인만의 빨간 책 사건'을 회고하면서 이렇게 적었던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이제 20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두 권의 '빨간 책' 중 아직도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렇다.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는 초판이 출간된 후로 무려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전 세계의 사람들은 아직도 그의 책을 읽으며 무한한 영감을 떠올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티베트에서 파인만의 책을 읽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몇 년 전에 나는 한 파티석상에서 마이클 고틀리브(Michael Gottlieb)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파티장의 대형 컴퓨터 스크린에는 투바공화국(Tuva, 시베리아와 몽고 사이에 위치한 인구 30만의 소국: 옮긴이) 출신 가수의 샌프란시스코 라이브 공연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 고틀리브는 수학을 전공했고 물리학에도 관심이 많았으므로, 나는 그에게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읽어 보라고 권했다. 그 후로 6개월 동안 고틀리브는 세 권으로 된 시리즈를 완전히 독파하였고, 다시 6개월의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제,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의 독자들은 더욱 정확하게 개정된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본 참고서와 함께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파인만의 강의록은 맨해튼의 중심가에서 티베트의 오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학생들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불어넣으며 물리학의 필독서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2005년 5월 11일 랠프 레이턴(Ralph Leight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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